[CMN 심재영 기자] “(오늘 발표된 논문들의 수준이 높아져) 우리나라가 IFSCC(세계화장품학회)에서 상을 받게 될 날도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한화장품학회가 올해 처음 시상하는 화장품 과학기술상의 구두발표 논문 심사를 맡은 박장서 부회장의 심사평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22일 LG사이언스파크 통합지원센터(ISC)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대한화장품학회(회장 조완구) 2019년 추계학술발표대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8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작년보다 많은 138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무엇보다 발표된 논문의 수준이 월등히 높아졌다는 것이 논문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화장품 과학기술상이 제정돼 이번 학술대회에서 첫번째 시상을 하게 된 것도 화장품 연구원들의 발길을 이끈 주요 원인이 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화장품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한 업적 포상과 학술 활동 장려’를 목적으로 하는 화장품학회 화장품 과학기술상이 마련돼 6명의 첫 수상자가 탄생했다. 구두 발표 부문은 아모레퍼시픽 이은수 연구원의 ‘멀티 포톤 3차원 이미징을 이용한 화장품 소재 효능 시각화’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포스터 논문 부문은 △아모레퍼시픽 박필준 연구원(Koiyl Cinnamate Ester Derivatives induce Adiponectin Expression and Stimulate Adiponectin-associated Hair Growth Factors in Human Dermal Papilla Cells) △한국콜마 홍성은 연구원(Composite Powder of Protect Ultraviolet, Bluelight, and Near Infrared) △숭실대학교 임준우 연구원(A Soft Mask Pack Enhanced Adhesion Strength by Self-transforming) △가천대학교 이현정 연구원(Anti-allergic Effect of C.militaris Grown on Germinated Rhynchosia nulbilis (GRC) Fermented with Pedioccus pentosaceus SC11(GRC-SC11) against Type I Hypersensitive Reaction) △경희대학교 이정아 연구원(Identification of MicroRNA Targeting Melanophilin and Affecting Melanosome Transport) 등 5명에게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구두 발표 논문을 심사한 박장서 부회장은 “발표 논문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심사위원 5명 모두 공히 느낄 수 있었다”며 “19개 과제를 1차로 서류 심사했고, 최종 7개 과제 중에 1개 과제를 선정했다. 아쉽게도 1개 과제만 선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 2등, 3등한 과제도 모두 다 우수했다. 다만 응모한 과제가 몇몇 선도기업들(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연구능력과 역량이 충분한 기업에 치중돼 있는데 향후에는 제도적으로 보완해서 좀 더 다양한 방향에서 연구의욕을 고취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포스터 논문 심사를 맡은 김은기 부회장도 심사평을 통해 “이번 학술대회에 포스터는 120개정도가 출품돼 작년보다 상당히 많았다. 전체적으로 소재 부분이 50%, 제형, 임상 순으로 많았는데, 심사위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포스터 논문의 연구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라며 “창의성과 연구의 퀄리티를 50대 50의 비율로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구두 발표 23편, 포스터 발표 115편을 포함해 총138편의 논문이 발표된 이날 학술대회는 오전과 오후 세션으로 나눠 오전은 ISC통합지원센터 5층 컨버전스홀에서 열렸고, 오후는 컨버전스홀과 6층 비전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오전세션은 대한화장품학회 명예회장인 강학희 한국콜마 원장의 ‘K-뷰티 글로벌 경쟁력 제고 전략’ 강연에 이어 조성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규제대응실장의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 극복을 위한 정부정책 방향’이 소개됐다. 이어서 오전세션에 3개의 논문이 구두 발표됐고, 오후세션에 컨버전스홀과 비전홀에서 각각 10개 논문씩 구두 발표됐다.

우수 논문 시상식에서 조완구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 800여 명이 몰려 600명 정도 올 것으로 예상해 준비한 프로시딩지가 모두 동이 날 정도로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뜨거웠다”며 “포스터 논문에 올해 18개 대학이 참여했는데, 앞으로 포스터 논문 시상 갯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린 IFSCC 세계화장품학회는 세계 28개국에서 1천여 명의 화장품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Safety, Efficacy, Sustainability and Ethics’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화장품 연구자 이외에도 많은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우리나라에서도 11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