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은 종교 인증이 아닌 ‘신뢰’ … ‘K-할랄’ 구축해야”
K-뷰티에 문화적 신뢰 결합한 한국형 모델
KIHI, 글로벌 할랄 연구 플랫폼으로 도약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5-19 오후 1:17:45]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KIHI) 원장

[CMN 심재영 기자] “이제 할랄은 특정 종교 시장의 전유물이나 단순한 종교 인증을 넘어섭니다. 오늘날 글로벌 할랄 산업의 본질은 ‘신뢰 인프라’이며, 이미 데이터와 플랫폼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품질과 위생, 디지털 역량에 문화적 신뢰까지 결합한 ‘K-할랄’을 통해 한국형 글로벌 신뢰산업 모델을 구축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할랄산업연구원(KIHI)을 이끌며 국내 할랄산업의 기반을 다져온 장건 원장은 한국 할랄산업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장 원장은 “지금은 기존의 구조를 변화시켜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정체되느냐를 결정짓는 임계점”이라며, 한국 할랄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직도 한국 사회나 기업들은 할랄을 ‘돼지고기는 안 된다’는 식의 음식 규정이나 종교적 믿음을 주는 인증마크 정도로 좁게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 세계 시장에서의 할랄은 이미 훨씬 더 큰 개념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장 원장은 “오늘날의 할랄은 안전성, 위생, 투명성, 윤리성, 그리고 나아가 ‘글로벌 소비자 신뢰’를 설명하는 하나의 보편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소비 시장은 클린 뷰티, 비건, 지속가능성, ESG, 안전한 원료와 투명한 생산관리 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러한 메가 트렌드는 할랄 시장의 핵심 가치와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할랄이 종교를 넘어 전 세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거대한 인프라가 되고 있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K-뷰티는 세계 시장에서 단순히 품질 좋은 화장품을 넘어 품질에 감성이 붙고 위생, 기술, 라이프스타일까지 포괄하는 글로벌 신뢰 브랜드로 성장했다. 세계 소비자들은 한국의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이 가진 이미지와 감각, 신뢰를 함께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장 원장은 “이러한 기반 위에 K-컬처가 형성한 글로벌 호감도를 결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새로운 한국형 글로벌 신뢰 산업 모델로 ‘K-할랄’을 제안했다.
“K-할랄은 단순히 한국 제품에 할랄 인증 마크를 하나 더 붙이는 차원의 개념이 아닙니다. 한국이 가진 탁월한 품질관리 역량, 디지털 시스템, 생산관리 기술에 한국인의 정직‧성실‧위생이라는 문화적 신뢰를 결합해 ‘새로운 한국형 글로벌 신뢰산업 모델’을 만들어가자는 제안입니다.”
장 원장에 따르면, 이미 말레이시아는 할랄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신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중동 국가들 역시 화장품과 뷰티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할랄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장 원장은 “지금까지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이 교육, 리서치, 인증 컨설팅을 통해 국내 할랄산업의 기초를 다져왔다면, 앞으로는 그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라며, “단편적이고 분절된 연구와 정책으로는 급변하는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현장 정보와 산업 정책, 국내 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포괄적으로 연결하는 ‘기반 연구기관이자 산업전략 연구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KIHI는 단순한 현황 조사를 넘어 한국 할랄산업의 구조적 병목 구간과 기업의 실제 애로사항을 분석하기 위해 정부, 기업, 인증기구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시작했다”며, “현장의 데이터로부터 구체적인 정책 대안과 시장 진출 전술을 도출해 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마지막으로 “할랄 산업이 대한민국의 더 큰 먹거리가 되고 국가 간 신뢰를 높이는 구심점이 되려면, 치밀한 산업 정책 차원의 접근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KIHI는 앞으로 데이터 허브 구축, 산업정책 연구, 글로벌 연결 플랫폼 운영, AI 및 디지털 기반 신뢰 인프라 연구 등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현재 ‘신뢰의 산업, K-할랄(가제)’이라는 제목의 전문 서적을 집필 중이다. 기존 한국 사회가 가진 할랄 이해의 한계를 극복하고, 할랄을 종교와 인증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신뢰 산업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를 담았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며, 글로벌 할랄산업 전략 분석부터 K-뷰티‧식품‧의료 등 K-할랄의 가능성 검토, 인증 분산 및 정책 거버넌스 등 한국 산업의 과제, 그리고 AI 할랄 기반 데이터와 디지털 인증을 아우르는 미래 전략과 생태계 구축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편,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은 자체 사업으로 할랄관광평가사와 무슬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호텔을 중심으로 한 무슬림 친화시설 등급 인정 사업, 할랄 인증을 받길 원하는 식품 및 화장품 업체를 대상으로 한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할랄 인증 사전 심사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매 분기별 이슬람 문화권으로의 K-뷰티 수출액을 집계,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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