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 재도약 발판·주요 채널로 급부상

쌍방향 소통 장점에 완판 사례 잇따라 … 허위·과장 광고 난무 '옥에 티'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1-03-20 19: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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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라이브커머스 시장 동향 점검


[CMN 심재영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유통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란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양방향 온라인 쇼핑 채널을 일컫는다.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며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판매자와 시청자가 실시간 채팅하며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TV홈쇼핑보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관심을 모았던 라이브커머스가 지금은 전 연령층에서 고루 인기를 얻고 있으며, 코로나19로 힘든 중소업체와 소상공인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수출과 오프라인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업체들이 온라인 생방송으로 매출 공백을 채우고 시장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비대면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TV홈쇼핑과 이커머스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라이브커머스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관리 감독이 취약한 것은 단점이다. 시장이 과열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사전 교육과 관리 감독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와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원으로 추정되고, 2023년에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이 시장이 2023년에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 선두···대형업체 잇따라 가세

이커머스 시장에서 격전지로 부상한 라이브커머스에 거물급 회사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11번가에 이어 쿠팡이 올초 시장에 뛰어들었고, 배달의민족도 진출을 예고했다.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대표주자는 네이버다.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왼쪽으로 넘기면 ‘쇼핑‧N페이’ 화면 상단에 쇼핑라이브가 위치해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1월 누적 시청 1억뷰를 돌파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다. 작년 12월 한 달 간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200억 원을 넘었고, 누적 구매자도 100만 명이 넘는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으며, 출시 직후 중소사업자(SME)의 온라인 창업 수요가 커지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누적 라이브 콘텐츠 수가 2만여 건으로 파악된다. 전체 쇼핑라이브 판매자 중 80%는 SME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최근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에 특화된 창작자 집단 ‘라이브스타(Live Star)’를 발굴하는 등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카카오도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부터 라이브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카카오는 서비스 출시 직후부터 전문 진행자가 방송하는 방식을 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올 상반기 방송 횟수를 확대하고 향후 자체 제작 환경이 없는 브랜드와 제조사, 유통사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 스튜디오 등 라이브 시스템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최근 카카오톡 네 번째 탭에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카카오 쇼핑라이브를 한데 모은 새로운 탭 카카오쇼핑을 추가했다. 이 중에서 카카오는 최근 주력하는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화면 최상단에 배치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앞으로 개인의 쇼핑 경험, 취향 등을 반영한 개인화 추천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11번가는 지난해 10월 라이브커머스팀을 신설해 현재까지 누적 방송 횟수가 250건에 달한다. 11번가는 ‘라이브11’에 쇼핑과 예능을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코너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이어가는 라이브커머스 특성을 활용해 예능요소를 결합시켜 MZ세대와 접점을 늘린다는 목표다. 집밖에 못 나오는 시청자를 대신해 오프라인 매장을 습격하는 컨셉의 ‘털업’ 코너도 만들었다.


이밖에 티몬은 2017년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티비온(TVON)’ 강화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티비온 라이브 쇼호스트와 PD를 채용할 방침이다.


쿠팡은 판매자 전용 라이브커머스 모바일 앱을 먼저 출시해 주목을 받았고, 최근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선보였다. 쿠팡은 1월 14일부터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쿠팡라이브’의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제품 2000여 개에 대한 시범 테스트를 거친 뒤 취급 품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별도의 라이브크리에이터 모집 홈페이지를 만들어 현재 크리에이터와 판매자(벤더)를 모집 중이다.


이달 중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배달의민족은 특허청에 ‘배달의민족, 쇼핑라이브’, ‘배민 쇼핑라이브’처럼 라이브커머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상표를 다수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브커머스 툴이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 수익모델이다.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로 발생한 거래액의 3%를 수수료율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고, 카카오의 쇼핑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의 라이브커머스 수수료는 10~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별화 플랫폼으로 틈새 공략

최근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한샘 등은 자사가 직접 플랫폼과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단순한 커머스 방송이 아닌, 예능형 콘텐츠 라이브커머스로 차별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뷰티업계도 마찬가지로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대표 뷰티‧패션‧라이브스타일 MCN업체인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자사 온라인몰 ‘커밋스토어’의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커밋라이브’를 최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커밋라이브는 단순히 커머스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크리에이터의 철학과 경험을 공유하는 ‘스토리 기반의 라이브커머스’로 크리에이터와 제품 스토리에 맞춰 개별 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 라이브커머스 비중 갈수록 상승

화장품 업체들의 유통채널에서 라이브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시장에서 향후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25일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전략적 협업 강화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이베이코리아의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맞춤형 고객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한편, 라이브커머스 등 트렌디한 쇼핑 콘텐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화장품 판매 성공사례도 올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올초 디폰데를 시작으로 지난달 코리나아화장품의 앰플엔, 웰코스의 후르디아에 이어 아이오페 5세대 쿠션의 완판 기록을 세웠다.


디폰데는 1월 22일 프리미엄 셀렉트샵 LU24의 네이버 쇼핑라이브 론칭 방송을 통해 시그니처 오리진 100 특별구성 세트를 완판시켰다. 이 론칭방송은 좋아요 10만 건을 달성하고, 시청자 9만8천여 명이 몰리면서 동시간대 라이브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지난 달 중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앰플엔의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진행했다. ‘엠플엔 방구석 플렉스 타임’이라는 이름으로 라이브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웰코스의 후르디아는 지난달 18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된 후르디아의 첫 방송으로 김세영, 차유진 쇼호스트가 진행을 맡았고, 다양한 즐길거리로 고객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달 15일 아이오페 5세대 에어쿠션 출시를 기념해 레페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인 데이지와 콜라보해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진행, 준비된 3,000개를 모두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데이지는 김해나 쇼호스트와 호흡을 맞추며 댓글로 올라오는 다양한 질문들에 유쾌하게 응대하며 활발한 소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닐라코는 지난 10일 글로벌 인기 키즈 캐릭터 케어베어와 콜라보레이션 한 클린 잇 제로 케어베어 에디션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선론칭해 주목을 받았다.


쿠팡 라이브도 화장품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AHC는 지난달 19일 유튜버 아름송이와 함께 콜라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고, 아이뽀도 지난달 23일 쿠팡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고민 상담과 스킨케어 루틴 추천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중국 진출도 라이브커머스로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은 중국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중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아 나섰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한 중국에서는 라이브커머스의 시장성이 이미 입증됐다.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9년 약74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65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문알로에는 지난달 초 중국 왕홍 ‘동설’과 함께 중국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인 ‘이즈보’를 통해 생알로에를 활용한 K뷰티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누적 접속자 수 184만 명, 동시 접속자 수 18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고, 이날 소개된 제품들은 이후 한 달 간 중국 티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관리 감독 규정 마련 시급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단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체험이 불가능하다는 것. 소비자가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없기에 정보 취득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관리 감독이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허위‧과장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5개 업체에서 송출된 라이브커머스 방송 12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30건의 방송에서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될 소지가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운영자에게 판매자에 대한 광고 관련 법규 교육 실시, 법규 미준수 판매자에 대한 신고 기능 등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문제점으로 지적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보호를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사전심의 없이 사후관리 규제만 받는 대상인 것도 문제다. TV홈쇼핑처럼 업체 선정, 광고 표현 등을 사전심의할 수 없고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사후 모니터링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공정거래위원회의 적발을 통해 행정처분을 받는 것이 전부다.


더욱이 규정된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기관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안에서 수많은 사업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특성상 전체 방송 내용을 감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TV홈쇼핑과 달리 현행법상 라이브커머스 방송기록 보존 의무가 없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판매자가 방송 영상을 임의로 삭제하면 불법행위 증거 자체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비례대표)은 최근 통신판매중개업자의 라이브커머스 방송기록 보존을 의무화하고, 소비자 등이 해당 영상을 열람,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와 함께 입점 판매자 또는 구매자에게 인터넷상 영업장소를 대여해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이버, 카카오 등 사업자를 가리킨다.


현행법상 플랫폼 사업자는 거래중개자일 뿐 거래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하기만 하면 판매자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용약관을 통해 자체적으로 소비자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보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 발생 시 판매자로서 취소·환불·손해배상 등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TV홈쇼핑 사업자와 달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콘텐츠 경쟁력이 성패 좌우

라이브커머스는 그 특성상 콘텐츠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종주국인 중국을 보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콘텐츠가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알 수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도우인, 콰이쇼우 등 중국의 숏클립·스트리밍업체들은 콘텐츠 경쟁력을 십분 발휘해 중국 최대의 이커머스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만큼, 화장품 업체들은 허위‧과대광고가 아닌 ‘진정성’ 있는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와 편리한 서비스로 개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소비자가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소통에 나선다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14호(2021년 3월 24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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