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야식사냥꾼의 마케팅 맛보기 05

관점을 달리 하면 어묵이 달리 보인다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15-04-08 오후 4: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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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작년 10월 초, 부산에 다녀왔다. 일맥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부산어묵투어에 신청했었다. 전날 춘천에서 업무 미팅을 마치고 저녁엔 마포에서 푸드 관련 강의를 듣고 직접 운전을 해서 갔다. 부산 일정 후 울산에 가 소고기까지 먹고 왔으니 모처럼만의 23일 강행군이었다. 그 뒤로 시간이 반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삼진어묵에 대해 그때 느꼈던 얘기를 해볼까 한다.

1953년에 시작한 삼진어묵의 가업을 3대째 잇고 있는 박용준 실장의 안내로 당시 부산역에 오픈한지 일주일 된 베이커리 어묵전문점을 구경했다. 흔히 길거리 음식, 싸구려 음식으로 여겨지는 어묵을 관점을 달리해 바라보고 베이커리 형태로 매장을 꾸미니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받아들이고 줄을 서서 쇼핑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바로 일년 전까지만 해도 부산지역 다른 어묵공장들과
10원짜리 단가 경쟁을 하던 회사다. 어묵을 싸구려 음식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경쟁하면 새롭게 신규업체가 진입할 때마다 10원씩 단가를 낮춰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 삼진어묵의 경쟁상대는 부산 소재 어묵공장이 아니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고급 베이커리 상점들이 경쟁상대다.
삼진어묵 공장과 체험관도 방문해서 부산지역 어묵의 역사와 청사진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묵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떠올리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수많은 어묵공장들이 있고 그동안 대기업들이 많이 진출을 해서 정작 부산지역에 있는 어묵공장들의 매출을 다 합해봐야 전체 시장규모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역시 대기업의 힘이란! 그리고 돈 되겠다 싶으면 다 뛰어들어 먹어버리는 그 게걸스러움이란. 새삼 놀라고 씁쓸했다.

부산에 갈 일 있다면 시간을 내서 삼진어묵을 체험해보기 바란다. 10원 짜리 단가 경쟁에서, 고급 베이커리와의 경쟁으로 비즈니스의 틀, 관점을 바꿔 성공한 사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공장의 생산 라인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 막 튀겨져 올라오는 뜨끈뜨끈한 어묵을 바로 맛보는 즐거움을 어디에서 경험할 수 있겠는가.

공장 견학이 여의치 않다면 삼진어묵 체험관을 방문해도 좋다. 어설픈 흉내내기지만 직접 어묵구이를 만들어 맛볼 수 있는 작은 재미가 있다. 맛도 맛이었지만, 마케팅 하는 사람이라 다니는 곳들의 모든 것이 마케팅 사례로 보였다. 느낀 점들을 요약해보면,

1. 역시 '본질'이 제일 중요하다
- 삼진어묵이 원래부터 제대로만드는 곳이기에 비즈니스 확장 or 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2. 하지만 본질을 담고 있는 그릇(마케팅)... 뭐 이런 것이 본질을 빛나게, 때로는 여태까지 안보이던 걸 보이게 만들어준다.
- 식구들끼리 골방에 앉아서 우리 제품이 제일 좋은데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싸구려 음식 취급받는 거 서럽다고 얘기하면 뭐하겠는가. 베이커리 형태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문화에 관심많은 빅마우스들을 끌어들여 공장 살림 다 보여주곤 돈 안주는 홍보대사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은 대단한 마케팅이다.

3. 원래 없던 본질을 컨테이너가 만들어줄 수는 없다. 그건 사기다.
- 마케팅 일을 하는 나는 컨테이너를 만드는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내게 본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 그거솔직히 어렵다. 차라리 내가 그 사업을 직접 하지.

어쨌건 세상에 실력자들 많다.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


<야식사냥꾼의 Tip>
부산에 가서 삼진어묵을 체험할 정성이면 삼송초밥에도 꼭 가볼 것을 권한다. 옛 방식대로 성의를 다하는 음식들이 인상 깊다. 일본식 김밥에 들어가는 계란지단은 무려 100겹을 정성껏 겹쳐내 만든 것이다. 이 집도 주강재 요리사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엔 돼지국밥 말고도 먹을 것이 많다.

최완 빅디테일 대표 david@bigdet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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