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몰랐다고요? 비겁한 변명입니다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16-09-30 10: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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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pixabay, CMN 재구성

[CMN 박일우 기자] “95명이나 사망자를 낸 살균·보존제를 치약에 넣으면 안되는 줄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대한민국이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에 걸렸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95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빚은 살균·보존제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끊임없이 되새김질을 하고 있어서다.


환경부가 유독물로 규정한 이 성분은 ‘씼어내는 제품에 0.0015% 이하’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달에만 영유아용 물티슈와 치약에 사용돼온 것이 드러났다.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은 영유아용 물티슈 ‘맑은느낌’에서 CMIT 0.0006%, MIT 0.007% 함유됐다고 적발했다. 살균제로 아기들 입과 몸을 닦아온 셈이다.


지난 26일에는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등에서 이 성분이 발견돼 회수 조치 중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교환·환불을 실시해 벌써 50만개 이상이 회수됐지만, 아직 얼마나 더 남았는지 모른다. 소비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썼는지는 더 알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이 독성 원료를 사용한 업체가 30개나 된다. 국정감사 기간과 겹쳐 이 치약 사태는 아모레퍼시픽을 넘어 LG생활건강, 애경 등 국내 3대 치약제조사로까지 확대될 분위기다.


아직 진행 중인 ‘독성물질 흡입으로 인한 대형 참사’를 경험한 국가란 사실이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해당 기업들은 ‘몰랐다’고 항변한다. 물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더군다나 ‘부도덕’보다 ‘무지’가 더 나은 것도 아니다.


‘인체엔 무해하다’는 타령만 늘어놓으며 국민들의 분노만 부추기고 있는 정부는 더 가관이다. 부도덕하거나 무지한 기업조차 제대로 관리감독 못하는 무능력에다, 국민 정서를 눈곱만큼도 헤아리지 못하는 불통(不通)능력까지 완벽히 다 갖췄다.


인체에 무해하면 아무데나 넣어도 되나? 식약처의 올해 중점 목표 중 하나가 소비자 안전관리 강화였음을 생각하면 어이 없다.


늘 그렇듯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정부는 관계부처회의를 열어 치약, 화장품 등 생활화학제품 사용과 관련된 제품의 현황조사, 리콜조치 등을 하겠다고 29일 뒷북을 쳤다.


부도덕하거나 무지(?)한 기업과 그 부도덕하거나 무지(?)한 기업조차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 때문에 정말, 국민들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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