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화장품 국내 화장품 시장 확대 호기

관세철폐 가격인하 효과 미미…비관세 장벽 개선 요구 강화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11-07-25 15: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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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시대 개막 (중)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국내에 진출한 EU지역 화장품 기업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계적 관세 철폐로 가격 인하 또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럽산 화장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 정도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관세 철페로 인한 점유율 확대도 예상된다.

우선 지난 1일자로 한-EU FTA 발효로 베이비 파우더, 애프터쉐이빙 로션 등 16개 품목(의약외품 포함)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3년후에는 향수와 립스틱, 아이섀도우 등 13개 품목이, 5년 후에는 가장 비중이 높은 기초 화장품 제품류를 비롯해 페이스 파우더 등 3개 품목의 관세가 철폐된다.

이처럼 단계적 관세 철폐로 유럽산 화장품의 국내 화장품 시장 영향력을 높일 수 있으리란 예상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유럽산 화장품의 가격 인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유럽산 화장품 수입업체들은 현행 화장품 관세 6.5%보다 환율변동에 가격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최근 수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은 유로화 강세로 인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관세 철폐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현행 관세 6.5%는 점진적으로 낮춘 결과여서 명품 가방이나 의류, 시계보다 관세 철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수입업계는 보고 있다. 관세는 통관시 붙기 때문에 관세 인하분을 적용해도 실제 판매가격에서 할인폭이 몇 천원선에 그친다는 것.

실제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시슬리 슈프리미아 제품의 통관 금액은 16만8088원인데 실제 판매 가격은 85만원을 넘는다. 이 제품의 관세는 1만900원 정도다. 판매가에 적용하면 84만원 정도다. 또 랑콤 UV엑스퍼트의 통관 가격은 1만원이 되지 않는데 판매가는 6만3000원이다. 관세는 650원에 불과해 실제 판매가에 적용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수입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백화점 수수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돼 책정된다”며 “관세는 통관가격이어서 일부 고가 화장품을 제외하곤 몇 천원선에서 인하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매출 상승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관세보다는 환율 변동이 크다”며 “최근 달러 가치 하락과 맞물려 유로화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상품 가격 인상 요인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직 FTA 발효 초기여서 절대 비중이 높은 기초 화장품 관세가 철폐되는 5년 후가 돼봐야 시장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많은 편이다. 다만 FTA 발효에 따른 수입 확대나 한국 시장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의 움직임은 보다 활발해질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유럽기업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알려질만한 대부분의 유럽 브랜드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어 브랜드보다는 유통업체 진출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세포라나 마리오노, 더글러스 등 유럽의 3대 화장품 유통 채널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한국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를 진행해온데다 관세까지 철폐되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세포라는 프랑스 LVMH의 화장품 유통 체인이며 마리오노는 프랑스의 화장품 유통 체인으로 홍콩 왓슨에 합병된 기업이다. 더글러스는 독일 기업 더글러스 홀딩 에이지가 운영하는 화장품 소매점이다.

리차드 생베르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K) 화장품위원회 위원장은 “한-EU FTA 발효에 따른 유럽 화장품 기업의 한국 시장내 지배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FTA 발효로 유럽 화장품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한-EU FTA 체결로 유럽기업들의 한국내 OEM 생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의 글로벌 기업 일부가 국내 주요 OEM 업체를 방문, 생산 설비 등을 둘러보고 상담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 이는 일본 지진 영향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것도 있지만 한국이 이미 아세안과 인도와 FTA를 체결했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 연쇄적으로 FTA를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생산, 한국산으로 표기하면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 수출할 때 원산지 규정에 따라 관세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실제 EUCCK 화장품위원회는 최근 산하에 국내 OEM 업체들을 회원사로 받아들였다. 현재 한국콜마와 대봉엘에스, 제니코스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한편 관세 철폐로 시장 진입 기회가 넓어졌다고 보면서도 여전히 비관세 장벽은 남아 있다는 것이 유럽 기업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번 FTA 협정문에는 비관세 장벽에 대한 문건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종료된 TBR(무역장벽규정)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통상 장벽을 해결했다는 점에서다. 그렇지만 최근 개정된 화장품법에 새로운 규정이 들어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유럽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EUCCK 화장품위원회는 최근 무역장벽 백서를 통해 1차포장 한글 표시 의무화 등 7가지 사항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개정된 화장품법에 언급된 1차 포장 한글 표시 의무화에 대해서는 FTA 협정과 반대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화장품을 스티커 부착을 위해 포장을 훼손해야 하고 스티커 부착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또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부담도 무시 못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미 2차 포장에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글 표시가 돼 있고 수입 품목의 1차 포장에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정보가 제공되는 상황에서 제품명과 업자의 상호를 추가로 한글 표기해야 하는 규정을 새로 만든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밝혔다.

박안숙 EUCCK 화장품위원회 이사는 “1차 포장에 라벨링하는 과정에서 기존 2차 포장 라벨링에 그쳤던 것보다 1.5~2배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한국시장만을 위해 별도로 만들기 어려워 한국 물류센터에서 포장을 뜯고 라벨링을 새로 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품 손상은 물론 대기 시간이 길어져 비용 상승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장 문제 외에도 △화장품 품질관리 △화장품 광고 가이드라인 △화장품 분류 확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를 통한 통관 예정보고 및 승인 △화장품 기준 및 시험방법 △셀로판 포장 허용 및 포장공간비율 현실화 등을 개선 사항으로 언급했다.

1차 포장 문제에 이어 강하게 언급하고 있는 것이 화장품 광고 가이드 라인이다. 위원회는 화장품 효시 광고 실증제를 도입하려는 시점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표현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금지 표현을 정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성에서 부정적이며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지 표현은 의약품 효능으로 광고하는 등 매우 제한적이어야 하며 입증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계속 사용 가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용기와 포장의 외국어 표기를 표시 광고 위반사항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개봉 후 사용기한 표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에서 제조일자를 표기하는 것은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 인터뷰 - 리차드 생베르 EUCCK 화장품위원회 위원장

유럽기업 한국시장 진출 확대 예상
시장 점유율 확대 영향은 크지 않을 것

리차드 생베르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K) 화장품위원회 위원장은 한-EU FTA 발효에 따른 유럽 화장품 기업의 한국 시장내 지배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한국이 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중요한 국가중 하나여서 이번 FTA 발효로 유럽 화장품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것으로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EU FTA 발효로 한국 화장품 시장은 어떤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유럽 화장품 업체가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13~15%에 불과하고 전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8% 성장하고 있으므로 한-EU FTA 발효가 시장 점유율에 급격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5년내 순차적으로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 인하로 인한 EU지역 화장품 기업의 한국내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혹은 가격 인하 대신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해 공격적인 움직임도 예상된다. 어떤 기대효과를 갖고 있나.

';개별 회사별로 가격 정책 및 마케팅 전략에 대한 고유의 전략이 있기 때문에 유럽 화장품업체 전체를 대변해 전반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아직 한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유럽 화장품 기업의 진출도 예상된다. 세포라 같은 유통업체의 진출도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떻게 예상하나.

';한국은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중의 하나다. 한-EU FTA는 유럽 화장품업체들이 성장하는 한국 화장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본다.';

-한국기업은 유럽기업이 한국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럽 진출이 적은 편인데, FTA 체결에 따른 유럽 진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나.

';한국 화장품업체들은 품질의 우수성과 한방 기원의 포뮬라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한-EU FTA 발효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전문성을 알리고 한류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분명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화장품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은. 그동안 논의된 비관세 장벽 완화 논의가 많이 반영됐다고 보는지.

';
시장 진입장벽 이슈를 담고 있는 일부 규정은 한-EU FTA 협정에 장애가 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FTA 발효 이후 EUCCK 화장품위원회는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

';
그 어느 때보다도 한-EU FTA 시행 후 EUCCK 화장품위원회의 역할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유럽 화장품 업체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화장품 업체의 시장 접근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은 화장품 규정 준수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하며 효과적인 화장품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이득을 주는 것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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