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안전 욕구, 화해를 표준 잣대로 만들어

미 EWG 활용해 국내 기준과 차이 … 소비자 혼란 야기 지적도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8-06-18 오전 2: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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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해석하다



[CMN 심재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부터 CMIT/MIT 문제, 살균제 계란과 생리대, 간염 유발 소시지와 햄에 이르기까지 식품은 물론, 생필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안전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 어플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표적인 어플인 화해는 제품을 먼저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사용후기와 제품에 함유된 전 성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화장품 업체들도 화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에 화해 앱에서 구매 예정 화장품의 성분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내로라하는 중견 화장품 브랜드들이 ‘화장품 구입 전 화해에서 확인하라’는 문구를 사용해 화해가 국내 화장품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표준 잣대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화해가 성분 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EWG 스킨딥 정보는 국내 기준과 상충되는 경우가 많아 화해의 정보를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 업체 사이에 ‘EWG 그린 등급의 원료만을 사용했다’는 문구 표현을 넘어 ‘화해에서 선정한 안전한 성분들로만 제조된’ 또는 ‘화해에서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등으로 소비자가 해당 제품이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일삼는 업체가 확산되는 추세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모 화장품 업체 대표는 “이제 화장품을 제조할 때 식약처가 아니라 화해 눈치를 봐야 한다”면서 “화장품법 제조 기준에 맞춰 안전하게 제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화해 앱을 통해 유해성분이 들어있다고 알려지면 판매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일부 잘못된 정보를 알릴지라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화해가 항상 사고 발생 이후에나 수습에 나서는 식약처, 화학 제품을 꺼리게 된 소비자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EWG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화장품 업체들보다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화해를 탓하기 전에 소비자가 식약처와 화장품업체를 불신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따져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란?

‘화해’는 버드뷰(대표 이웅)가 2013년 6월 출시한 모바일 화장품 정보 제공 앱이다. ‘화해’는 ‘화장품을 해석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 출시된 지 만으로 5년째인 2018년 6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600만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만명을 기록하며 화장품 카테고리 내 독보적인 1위 앱으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 최대 화장품 유해성 성분을 알려주는 성분 분석 앱으로 회원은 여성이 90%에 달하며, 주 소비층인 20~30대가 6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버드뷰는 자체적으로 국내 시판되고 있는 거의 모든 화장품에 관한 최신 자료를 업데이트해 지금까지 10만여 제품에 관한 360만여 성분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300만건의 리뷰도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 리뷰 기반 큐레이션 커머스 ‘화해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EWG 등급, 국내 기준과 달라


화해의 성분 데이터는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준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 성분 기준과 다른 부분이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화해는 EWG가 제시한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 EWG는 색깔과 숫자로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 정보를 제공한다. 화학 원료마다 안전성을 검토해서 등급을 나누는 것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위험성이 낮다.


문제는 EWG가 화장품이나 성분의 안전 분야의 공신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민간 환경단체이며, 인체 노출 시 영향력 등을 함께 판단하는 ‘위해성’이 아닌 물질 자체의 ‘유해성’ 정보를 자체적 기준에 따라 등급으로 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 원료의 안전성은 단순한 유해성분 만이 아닌 노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해성평가(위험성 확인, 용량-반응평가, 노출평가, 위해성 검토)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EWG에서도 자체 ‘Hazard (concern) rating’은 잠재적 유해성(hazard)에 대한 것으로 노출이나 개인의 민감도 등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화해는 EWG 등급을 그대로 반영 함에 따라 국내 화장품 규정에서 ‘배합금지된 원료’를 낮은 위험도의 성분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체에 적용되는 물질은 ‘위해성’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물질은 독성을 지닐 수 있으나 해당 물질의 적정한 사용에 따라 인체에 위해성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소금(Nacl)의 독성은 오심, 설사, 피로감, 목마름, 어지러움, 두통, 발작, 혼수, 빈맥, 저혈압, 호흡정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식품에 사용되는 적정량의 소금은 풍미를 증진시키고, 의학적으로는 나트륨 부족의 치료를 위해 사용될 수 있으며, 열사병 등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처럼 화장품 원료의 판단은 화장품에 사용됨으로써 노출량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나 EWG에서는 물질의 자체 독성 만을 판단해 소비자에게 위협감을 주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법에서 배합금지로 규정하고 있는 원료의 경우에도 위해도가 낮은 안전한 성분으로 평가하는 한편, 배합금지원료인 아젤라익애시드, 6-아미노카프로익애씨드, p-하이드록시아니솔 등을 화해 앱에서는 1등급 등 낮은 위해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화장품 법령에서 과학적인 위해평가를 통해 국내 포함 세계 모든 국가에서 안전한 범위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분(디아졸리디닐우레아, 디엠디엠하이단토인, 벤조페논-3, 페녹시에탄올, 색소 등)에 대해 과학적 검증 없이 해당 성분의 유해성 정보만을 제공해 안전하지 않은 성분인 것처럼 소비자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화해에는 성분의 위험성을 표시하는 ‘자체기준’이 없고 20가지 주의 성분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이은주 연성대 뷰티스타일리스트학과 교수가 쓴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에 나온 기준을 참고해 화장품의 주요 원료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성분’을 20가지로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 20가지 주의성분은 화장품법에서 과학적인 위해평가를 통해 사용용도와 그에 따른 사용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성분이나 화해 앱에서는 해당 성분의 유해성 정보만을 제공하거나 과학적 검증 없이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화해 앱에서는 제품의 안전도 체크 기준으로 ‘알레르기 주의성분 포함 개수’를 포함해 제품의 안전도를 평가하고 있다. 알레르기 주의 성분은 ‘주의’를 위한 성분이지 위해성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위 ‘나쁜 성분’으로, 해당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나쁜 제품’으로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는 우리나라에서 권장사항으로 운영되고 있어 모든 제품에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있지는 않다. 소비자 정보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당 성분을 표기한 회사의 제품은 오히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사용한 제품으로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피부타입별 성분의 경우, 지성/건성/민감성을 위한 절대적 기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에 ‘지성’에 도움되는 성분 OO개 포함, ‘민감성’이 피해야할 성분 OO개 포함 등으로 표현이 돼 제품의 제조·설계에 대한 합리적 처방 과정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화해 정보, 맹신은 금물


이같은 논란에 대해 버드뷰 측은 “화해를 론칭한 2013년 이전에도 국내 화장품 업계는 EWG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었고 당시 소비자들도 EWG 기준을 화장품 선택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화해도 EWG 기준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처음부터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버드뷰 이웅 대표는 “식약처와 EWG가 다른 기관이니까 식약처의 화장품 위해 정보와 EWG의 정보가 다를 수 있다. 서로 맞는 부분이 있지만 서로 상충되거나 반대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수의 사례가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은 식약처와 EWG 모두의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 소비자들이 종합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해에서는 식약처에서 배합금지된 원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 제품은 화해 앱에서 단종 처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럴 때 그 성분은 식약처에서 배합금지한 성분이 맞고, EWG에선 화해에 표기된 것처럼 등급을 표시하는 것도 맞다. 따라서 소비자는 어느 한쪽을 맹신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구매에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화해가 화장품 정보 앱인 만큼 식약처, 화장품협회와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다”면서 “식약처는 현재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식품 관련 위해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화해 앱을 통해 화장품 위해정보를 서비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영리 추구 루머는 와전된 것”


화장품 업계 일부에서는 화해가 앱에서 정한 기준에 맞는 제품을 안전한 제품인 것처럼 인식하도록 소비자를 오인시키며 이를 상업적으로 제품 마케팅과 연결, 화해 앱 쇼핑에서 특정 제품의 구매로 연결하거나 해당 제품의 판매사이트로 연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화해 뷰티 어워드, 화해 꼼평단, 화해 화장품 설문회 등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며 일부 화장품 회사들은 제품 홍보에 활용하도록 해 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버드뷰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세모팩(세이브 모이스처 마스크팩)을 생산한 것은 맞지만 마스크팩을 마케팅팀에서 기획해서 만들었으며, 수익금 모두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벤트일 뿐이고, 수익금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판매 종료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만, ‘화해 스토어를 만들어 온·오프라인이 연계되는 상거래 모델을 만들 계획’은 사실임을 인정했다. 현재 화해쇼핑 서비스를 통해 150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입점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인데 내년에는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에서도 화장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화해 스토어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버드뷰 이웅 대표는 “쇼핑몰 입점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화해 앱에서 평점 3.5 이상, 리뷰 30개 이상, 월 조회수 500건 이상이어야 입점이 가능하고, 입점했더라도 이 기준에 미달하면 입점 반려처리를 한다”면서 “이는 화해가 비즈니스가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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