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I] 2017 화장품 키워드 CROSSing - Run to ASEAN, 6억2천만 블루오션을 잡아라

질적 성장 위해 반드시 가야할 Next China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17-01-02 04: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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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etscc]

내우외환(內憂外患). 아마도 2016년 한국경제가 처한 난국을 가장 잘 나타낸 표현일 것이다. 꽃길만 걷던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발전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일까. 세계 경기침체와 MERS 사태 등 굵직굵직한 위기에도 꿋꿋하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던 화장품산업은 지난 11월 대(對)중국 수출액이 역신장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불과 1년 전 11월에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때와는 대조적이다. 산업 성장 초기부터 제기돼 왔던 중국 시장의 역습이 시작되는 것일까? 수출 일선에서 뛰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중국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중국 시장의 성장을 등에 입고 2014년 역사상 첫 수출 흑자를 기록했고, 이후 관련 기록을 매년 갱신해 왔다. 하지만 중화권 수출 편중 현상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70%까지 달한 것으로 보인다. 비단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은 내수 시장 매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지난해는 이 같은 중국발 위기 대응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던 한해였다. 중국 당국은 사드 배치 발표에 대응해 비공식적으로 한한령(限韓令)을 발동시켰고, 한국으로 향하는 유커의 발걸음도 제한했다. 어느 때보다 위생허가 신청 보류나 반려 건수도 많았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지난해말 구체화된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 및 소비유턴 정책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그리고 내년이 걱정되는 이유다.



포스트 차이나 시장에 눈 돌릴 때


중국 시장이 중요치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시장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향후 안정적인 양적 성장과 진정한 글로벌 화장품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 외 시장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포스트 차이나(Post-China) 시장을 준비해야 할 때다.


중국 시장에 가려져 있던 아세안 시장은 약 6억2천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큰 시장으로 이미 포스트(Post) 중국 시장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2015년 기준 수출 10위권 내에는 태국(6위), 싱가포르(7위), 베트남(8위), 말레이시아(9위) 등 4개국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 뒤를 13위 인도네시아, 14위 필리핀, 15위 미얀마 등이 잇고 있다. 이들 점유율만 합쳐도 전체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며 미국(3위)를 넘어선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한류 인기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업별·제품별 특징에 따라 나름대로의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아세안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은 지리적으로 여러 국가로 나눠져 있으나 실제 문화·경제·사회의 교류에서 미치는 상호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맹주 국가의 역할을 하고 있는 태국 시장 진출은 아세안 국가 진출의 첫 관문이다. 태국 소비자들은 이미 세계 유수 브랜드 제품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기대 이상으로 만족시키기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인접 국가인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중국 시장 진출 전에 홍콩 시장에서의 반응을 미리 엿보는 것과 같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을 타진할 때 싱가포르 시장에서 반응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또 대부분 한류가 2000년대 초반에 시작돼 최근까지도 드라마, K-pop,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화장품 시장에서 한류 마케팅에만 기대기에는 빈약하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의 중심에는 ‘한국스러움’이 있었지만, 지금의 동남아 시장에서는 분명 ‘한국스러움의 현지화’가 동반돼야 한다. 태국 White Snail의 성공은 한국 OEM 제품을 전형적인 현지 마케팅 전략을 통해 풀어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 시장 조사를 진행하다보면 현지 소비자 인식에도 여러 가지 차이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 2016년 연구원의 ‘해외 주요시장 트렌드 예측’사업을 진행하면서, 태국 소비자들은 ‘콜라겐’이나 ‘달팽이’ 성분이 보습, 탄력 효과 이외에도 미백과 주름개선 효과도 있다고 인식한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결국 이러한 부분이 홍보와 마케팅 전략 수립의 차이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아세안 시장 성공 바로미터 ‘태국’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특유의 온라인·모바일 시장 또한 주목해야 한다. 최근 시장조사회사 닐슨의 아시아태평양 모바일 쇼핑조사 수행 결과 베트남이 역내 4위를 기록했고, 구글과 싱가포르 테마홀딩스(淡馬錫控股公司)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는 동남아 전체 인터넷 사용 1억5천만명 인구 중 2/3가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장세 또한 엄청나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연평균 성장률이 3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한국 화장품의 주요 소비자층을 20~30대의 젊은 층이라고 했을 때, 이들은 이미 인터넷 쇼핑몰과 SNS, 더 나아가 한글 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제품 정보와 가격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고, 활용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세안 시장의 독특한 점은 PC를 통한 판매보다는 ‘모바일 쇼핑 플랫폼’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SNS에서 직접 제품이 판매된다는 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다. 페이스북과 라인(LINE)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각기 쇼핑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나 JD닷텀, 텐센트 등의 기업들은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이나 온라인 결제 관련 현지 기업을 인수하며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에 경쟁이 붙고 있어 향후 이들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홍보 및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지 가격 책정에 대해서도 진출 전에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제품이 역직구로 판매가 됐거나 현지 SNS 등에 개인판매자가 있어 온·오프라인 가격차가 존재한다면 오프라인 채널에서 매출 신장을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해당 제품에 대한 가격 정책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한국 시장에 어느 정도 홍보가 된 상품이라면 오프라인 시장보다는 온라인 시장부터 매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개최되는 화장품 전시회를 주목해야 한다. 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중 일부 국가에서는 최근에서야 화장품 전시회가 태동했기 때문에 유효한 바이어와의 매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뿐만 아니라 태국의 비욘드 뷰티 아시아 방콕전시회의 경우 단순한 한국관 설치를 넘어 한국의 전시회를 현지에서 공동 개최하는 등 아세안 시장으로의 효과적인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지금껏 한 번도 동남아시아가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중심에 서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때가 곧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이 자꾸만 어려워지는 것도 이유지만 커가는 아세안 시장이 아쉬워서이기도 하다. 아세안 시장은 소리 없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머지않은 날에 이 시장을 두고 중국 화장품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것이다. 아세안 시장은 중국 외 기타 시장이 아닌 조금 더 소중하게 다뤄주길 바라본다. 2017년에도, 그리고 계속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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