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I] 2017 화장품 키워드 CROSSing - Solo Power, ‘1인 가구’ 대세 부상, 소비 시장 ‘재편’
솔로 파워 갈수록 위력 … O2O, 큐레이션 등 새 영역 개척 전망
[CMN 신대욱 기자] 올해 소비 트렌드는 ‘솔로 파워(Solo Power)’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새 ‘혼밥’, ‘혼술’로 대표되듯 ‘나홀로족’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싱글족, 솔로부대 등으로도 불리는 이들이 대거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소비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요식업을 비롯해 가전, 생활용품, 주택시장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위력적인 솔로 파워다. 이들의 확산은 혼자만을 위한 소비 형태를 일컫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혹은 ‘일코노미(1conomy)’로 통용될 정도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 인구 주택 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가 가장 비중이 높은 가구 형태로 떠올랐다. 2015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1911만1000가구)의 27.2%로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5년 주기로 발표하는 인구 주택 총조사에서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중 가장 높은 분포를 차지한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1인 가구 520만, 가장 높은 비중
90년 초만 하더라도 4인 가구(29.5%)가 가장 흔한 가구 형태였고 2005년(27.0%)까지 가장 높은 분포를 유지했다. 1인 가구는 90년 9.0%에서 2005년 처음으로 20%를 기록했고 2010년 23.9%로 상승한데 이어 2015년엔 전체 가구중 가장 흔한 가구 형태로 올라섰다. 불과 10여년 사이의 변화다. 2인 가구는 26.1%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더하면 53.3%로 절대 비중이다. <그림1 참조>
무엇보다 1인 가구는 여성 비중과 30대 가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가구가 남성 비중이 70.4%로 나타난 것과 달리 1인 가구중 여성 비중은 50.2%(261만 가구)로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 가구가 1인 가구중 18.3%로 가장 높았고 20대(17.0%)와 50대(16.9%), 40대(16.3%)도 순이었다. <그림2 참조>
성별로 보면 남성은 30대가 23.5%(61만 가구)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40대(20.9%, 54만 가구), 20대(18.7%, 49만 가구), 50대(18.4%, 48만 가구) 순이었다. 여성은 70세 이상이 27.6%(72만 가구)로 가장 높았고 60대(15.6%, 41만 가구), 20대(15.4%, 40만 가구), 50대(15.3%, 40만 가구), 30대(13.1%, 34만 가구) 순으로 분포했다.
특히 40~60대 남성 1인 가구 증가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60대 남성 1인 가구는 2015년 조사에서 2010년보다 61.7% 증가했고 50대는 56.7%, 40대는 24.9% 늘었다.
혼인 상태별로는 미혼 가구가 228만명(43.9%)으로 가장 많았고 사별이 145만명(27.9%), 이혼이 85만명(16.2%), 배우자 있음이 62만명(11.9%) 순이었다. 2010년 대비 증가한 1인 가구 106만 가구중 미혼이 24.0%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점유 형태는 월세가 42.5%로 가장 많았고 자택(33.6%), 전세(16.0%)가 뒤를 이었다. 이중 월세 증가율이 54.4%로 가장 높았다.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52.2%), 아파트(28.4%), 다세대주택(9.0%) 순이었다.
1인 가구 소비 지출 2020년 120조 전망
이같은 1인 가구 급증은 저출산, 고령화, 만혼 등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결혼 가치관 변화와 개인주의 확산, 취업난에 따른 미혼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독거노인 증가, 이혼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한국사회의 다양한 경제, 사회적인 요인이 얽혀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서도 미혼 가구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70세 이상 고령층 가구 수도 91만 가구로 3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7.5%의 비중을 차지했다.
세 집중 한집 꼴로 비중이 높아진 1인 가구는 소비 흐름을 뒤바꾸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비 형태도 다르지만 무엇보다 소비성향이 다인가구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2014년 평균 소비성향을 보면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80.5%로 전체 가구의 소비성향 73.6%보다 6.9%p 높았다. 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의 소비 지출 규모가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두 배 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3 참조>
1인 가구의 소비 지출 규모가 전체 민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1%에서 2020년 15.9%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 평균 소비 지출 규모도 2010년 88만원에서 2020년 100만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는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 규모와 비교하면 2020년 1.4배, 2030년 1.5배 수준이다.
온라인, 가성비, 편의성 중심 트렌드 변화
1인 가구는 소비 패턴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1인 가구 시장이 형성된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는 간편·효율, 소형, 맞춤형 서비스, 개인중심 소비, 생활밀착형 쇼핑 채널 선호 등의 트렌드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제한된 시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간편하고 효율적인 제품이나 맞춤형 서비스, 생활밀착형 구매 채널을 선호하며 크기는 줄고 성능은 유지하는 소형화된 상품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나를 위한 투자와 여가 향유 니즈가 높은 것이 개인중심 소비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인 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의 소비 키워드를 ‘S.O.L.O’로 풀어낸 바 있다. 자기 지향(Self)과 온라인 지향(Online), 저가 지향(Low Price), 편리성 지향(One- stop)이다. 여행, 자기개발, 여가, 건강, 취미 등의 지출을 늘리려 하고 인터넷 구매 비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세일 기간을 기다리며 간편식 등 한 번에 편리하게 해결하려는 성향이 높은 편이다.
실제 간편식, 소형 가전, 소형 가구, 1인 여행 상품, 애완 용품, 소포장 상품 등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틈새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또 편의점과 인터넷, 모바일, 홈쇼핑 등의 유통 채널도 부상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의 주 쇼핑 채널은 인터넷/모바일 쇼핑몰(69.6%), 편의점(43.1%)으로 나타났다. 이 두 채널은 전체 소비자들 이용률보다 현격히 높았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가 지난해 4월 25~45세 남녀 1인 가구 고객 각 5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한 결과 1인 가구는 주로 왕복 1시간 이내(69.1%), 대중교통(64.5%)을 이용해 출퇴근하며 출퇴근 시간에는 음악감상(32.4%), 인터넷 서칭(20.1%)을 하는 등 모바일에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O2O, 셰어 서비스를 이용(54.1%)한다. 셀프빨래방(33.8%)과 카셰어링(21.9%), 무인택배함(16.1%) 등이다. 이들은 온라인 간편 결제를 선호하며 가성비를 중시한다.
1인가구 지속 확대, 소비 주축 부상
이같은 1인 가구의 소비 스타일은 기존 대량 생산, 대량 소비 형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상품 측면에서는 소포장, 소용량, 개인 맞춤형 상품 등이 새로운 틈새 영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며 유통쪽으로는 인터넷, 모바일, 편의점, 홈쇼핑 등이 중심 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업계에도 이들을 겨냥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가까운 매장에서 제품을 찾아가는 O2O서비스와 전문가가 제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소용량 묶음 판매 방식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또 휴식, 여가를 중시하는 이들을 겨냥한 유기농 화장품이나 성분 간소화 제품, 스파, 뷰티 디바이스 기기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 번에 빠른 해결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간편 스텝 제품이나 올인원 제품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퍼스널 컬러와 피부진단 후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등 세분화된 니즈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도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즉석 ‘맞춤 화장품’도 올해 상용화될 것으로 보여 새로운 틈새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31.3%, 2035년 34.3%로 향후 주된 가구 형태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솔로 이코노미’가 이미 형성돼 성장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 등에 비하면 국내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1인 가구가 가장 비중이 높은 가구 형태로 떠올랐고 이같은 추세는 향후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른 ‘솔로 이코노미’는 전체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