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09-24 오후 5:27:39]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아마존 글로벌 셀링 코리아는 지난 1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를 개최했다.
[사진=CMN 심재영 기자][CMN 심재영 기자]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은 102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3위 자리에 올라섰다.
K-뷰티 성장을 이끈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마켓인 아마존이 유통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마존 내 한국 셀러와 전 세계 마켓 플레이스를 잇는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와 한국콜마가 공동 주최해 지난 1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에는 K-뷰티 관계자 등 약 1,500명이 참석해 인파로 북적였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생중계에도 2,000명이 넘게 접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마존 측에서는 한국 셀러들을 포섭하기 위해 K-뷰티가 인기인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호주와 멕시코, 브라질의 아마존 뷰티 담당 리더들이 방한해 현장 발표에 나서 화제가 됐다.
특히, 아마존 호주 글로벌 매니저에 따르면, 호주는 한국 외 지역에서 1인당 K-뷰티 지출이 1위인 것으로 집계돼 K-뷰티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브라질과 멕시코 리더들도 브라질과 멕시코가 K-컬처 팬덤이 미국 다음으로 높고, 뷰티 시장의 크기가 커서 K-뷰티가 향후 주목해야 할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여해 성공 사례를 공유한 에이피알과 VT코스메틱은 모두 연구개발을 통한 ‘비가역성’ 혹은 ‘차별화’를 바탕으로 한 ‘고객 신뢰’를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아 주목받았다. 두 회사 모두 본질적인 제품 경쟁력과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마켓 플레이스가 이들에게 실크로드가 되어 주었다고 강조했다.
K-뷰티, 확고한 글로벌 위상 구축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사진=CMN 심재영 기자]이날 중소벤처기업부 임정욱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축사에서 “K-뷰티는 2023년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잡은 뒤 29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했다”며 “특히 유럽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의 다변화와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도전이 성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임 실장은 이어서 “중기부는 수출 규제관세 대응, 제조 혁신, 스케일업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이행하고 있다”며 “K-뷰티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 [사진=CMN 심재영 기자]첫 번째 연사로 나선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신화숙 대표는 ‘K-뷰티, 지금과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신 대표는 “2025년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8% 성장했고 이 중 스킨케어가 41억 5,000만 달러로 전체의 75.4%를 차지한다”며 “미국과 일본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신흥 시장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어서 “미국 시장 판매 수량이 전년 대비 70% 늘었고, 지난해 프라임데이에는 메디큐브 제로 모공패드가 뷰티 카테고리 판매 1위를 차지했다”며, “매출 기준으로도 8개 K-뷰티 브랜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2025년 신규 진입한 K-뷰티 셀러는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시큐리헤비블루 같은 신생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스킨케어에 집중됐던 K-뷰티는 빠르게 카테고리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스킨케어에 집중됐던 K-뷰티는 메이크업, 디바이스, 헤어케어, 이너뷰티까지 확대되고 있다.
K-뷰티는 여기에 아마존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와 현지화 지원을 통해 중동, 남미 등 신규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 대표는 “74%의 아마존 고객이 플랫폼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한다고 답했으며, 40%는 새로운 제품 구매에 적극적이다”며 “K-뷰티는 고객 데이터와 빠른 제품화로 수요를 충족시키며 디지털 기반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아마존에는 1200여 개의 K-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자체 프로젝트를 통해 20종의 전용 제품을 개발했고 하반기까지 16개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아마존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2028년까지 이를 위한 전략으로 △더 많은 제품의 빠른 론칭 △셀러의 글로벌 브랜드화 지원 △신규 고객 기반 확보를 추진하고, AI 온보딩 툴, 인센티브, 광고 크레딧, 뷰티 허브 구축 등 4대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연계한 콘텐츠, 웰컴 기프트 박스, 지역별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며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도록 플랫폼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전략 지역, 호주·브라질·멕시코조울리 차이타냐(Jauli Chaitanya) 아마존 호주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 [사진=CMN 심재영 기자]아마존은 K-뷰티가 향후 주목할 차세대 전략 시장으로 호주와 브라질, 멕시코를 지목했다. 세 지역 모두 한류 친화도가 높고, 소셜 미디어 활용을 많이 하는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주는 소비력이 높고, 브라질과 멕시코는 많은 인구와 높은 이커머스 성장률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마존 호주의 조울리 차이타냐(Jauli Chaitanya)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에 따르면, 호주의 뷰티 시장 규모는 2024년 106억 달러에서 2032년 157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호주 뷰티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4% 정도인데 K-뷰티는 2023년 1억 500만 달러에서 2032년에는 3억 2,000만 달러로 연평균 8.2%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호주는 한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서 1인당 K-뷰티 관련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로 조사됐다. 해외 시장에서 K-뷰티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W코스메틱은 호주에서 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올해 안으로 16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K-뷰티 검색량은 월평균 25%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달팽이 점액, 센텔라, PDRN 등의 성분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호주 소비자의 특징은 다문화적 배경과 젊은 세대라는 점이다. 호주는 인구의 30% 이상이 해외 출생으로 글로벌 트렌드 수용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또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인 MZ세대가 스킨케어 중심의 루틴을 선호하며, SNS 활용도가 80%에 달해 짧은 영상 콘텐츠와 바이럴 리뷰가 구매로 이어진다.
잘 갖춰진 유통 인프라도 호주 뷰티 시장의 강점이다. 아마존은 진출 8년 만에 호주 전역에 물류망을 구축했다. 주요 도시에서 당일 배송이 가능해 뷰티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전체 카테고리 중 매출 6위에 해당한다. 차이타냐 매니저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호주 전자상거래에서 이베이와 티몰을 압도하는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 진출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바로 ‘계절’이다. 미국과 문화, 규제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진출 장벽은 높지 않으나, 남반구에 위치해 계절이 반대여서 재고 운영과 마케팅 일정을 따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조울리 차이타냐는 “미국에서 판매가 둔화되는 여름 시즌 제품을 호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기회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맞추지 못하면 비용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니카 파리아(Monica Faria) 아마존 브라질 뷰티 카테고리 총괄, 루이스 펠리페 만다리노(Luis Felipe Mandarino) 아마존 멕시코&브라질 글로벌셀러 리더 [사진=CMN 심재영 기자]이어서 아마존 멕시코&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페 만다리노(Luis Felipe Mandarino) 글로벌셀러 리더와 아마존 브라질의 모니카 파리아(Monica Faria) 뷰티 카테고리 총괄이 함께 연단에 나와 브라질과 멕시코 뷰티 시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두 사람은 두 나라가 합쳐 중남미 GDP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집중 공략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전체 인구는 7억명이고, 이 중에서 3억 5,000만 명이 중산층이어서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라틴아메리카 뷰티 시장은 480억 달러 규모로 이 중에서 브라질은 3위, 멕시코는 6위다. 특히, 뷰티 시장 성장률은 각 국가 GDP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프리미엄클린뷰티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져서 아마존 내에서도 클린뷰티 판매가 40% 이상 증가했다.
모니카 파리아 총괄은 “중남미 소비자는 효과적이면서 혁신적인 포뮬러에 지갑을 연다”며 “K-뷰티의 강점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커머스와 SNS 인플루언서 등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것도 브라질과 멕시코에서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라틴아메리카의 인터넷 보급률은 83%로 세계 평균보다 높고, 이커머스는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뷰티는 온라인 판매 비중이 23%나 된다. 소비자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며,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거나 브랜드를 검색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 발표를 종합하면, 한류에 대한 친밀감이 높은 것도 K-뷰티가 진출하기에 좋은 요건이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아시아 외 지역에서 K-팝과 K-드라마 팬덤이 가장 큰 곳이다. 최근 블랙핑크와 스트레이키즈 공연에 수십만 명이 몰렸다. 이는 K-뷰티에 대한 신뢰와 수요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종 규제는 K-뷰티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세금 ID 발급, 제품 적합성 인증, 현지 등록 절차 등이 필요하다.
모니카 파리아 총괄은 “아마존에서 현지 규제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지만, 물류비와 현지화 비용 부담이 초기 진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중남미 소비자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원하기보다 한국 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깊은 호감을 바탕으로 K-뷰티를 선택한다”며 “지금이 진출을 모색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 성공 비결은 ‘고객 신뢰’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 김병훈 APR 대표 [사진=CMN 심재영 기자]이날 행사에서 김병훈 APR 대표는 ‘메디큐브의 성공 DNA’를 주제로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와 대담을 했다. 김병훈 APR 대표 [사진=CMN 심재영 기자]김병훈 대표는 1988년생, 올림픽 키즈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20대에 APR을 창업했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에이프릴스킨 쿠션과 크림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성공한 전략으로 중국에 진출한다는 전략이었지만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결국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 인식이 바로 메디큐브의 출발점이 됐다.
김 대표가 강조한 성공 키워드는 ‘비가역성’이다. 한 번 쓰면 다시는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제품 경험을 가리킨다. 김 대표는 “비가역성이 높은 제품이 혁신 제품”이라며 “최소한 소비자가 구매한 이유를 충족하는 ‘고객 성공’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K-뷰티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력 덕분이다.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만들어 준 선배 기업가들이 오랫동안 발전시킨 덕에 K-뷰티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K-컬처의 확산이다.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으로 문화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K-뷰티가 전 세계로 퍼졌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치열한 내수 경쟁이다. 국내 올리브영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살아남은 브랜드는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마존을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필요한데, 아마존은 미국은 물론 유럽, 남미, 동남아까지 연결할 수 있는 경로다”라며, “아마존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최철호 VT코스메틱 부사장 [사진=CMN 심재영 기자]VT코스메틱 최철호 부사장은 일본 진출 당시 전 직원이 거리로 나서 행인들에게 직접 전단지를 나눠주는 등 고군분투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최 부사장은 “VT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일본에서 히트할 수 있었지만 카피 브랜드들이 생겨나 문제가 됐다”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소비자의 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래서 찾은 해법이 바로 ‘마이크로니들’ 기술이다.
최 부사장은 “무한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대에 결국 소비자의 피부 고민 해결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