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개인, 다음 세대 위한 화장품이 시장 이끈다”

DIY, 액티브 뷰티, 프리미엄 부상 … 시장 포화, 새로운 기회 탐색 필요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17-07-14 11: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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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서치 기관이 바라본 글로벌 뷰티 트렌드


[CMN 신대욱 기자]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대를 관통하는, 또는 몇 년간 이어지는 흐름을 말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이 예견하는 트렌드 보고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원료전시회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17’에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이 마케팅 프로그램 연사로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민텔과 유로모니터, 프랑스에 본부를 둔 뷰티스트림즈와 인포메이션&인스퍼레이션, 미국에 본부를 둔 클라인그룹,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디지털 마케팅 전문 해피마케터 등이다.


이들은 프리미엄과 DIY, 피트니스, 심플 라이프, 밀레니얼 세대, 텍스쳐 개선, 솔루션, 모바일, 아시아 시장 등을 글로벌 트렌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봤다.


개인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을 비롯해 새로운 소비 패턴(DIY, 피트니스, 심플 라이프)과 생활양식(모바일), 기술적 요소(텍스쳐 개선, 솔루션), 뷰티 신흥시장(아시아 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연결고리로 새로운 시장 기회로 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 소비 주도층 부상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10대와 20대가 중심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면서 고학력자이다. 불충분한 소득으로 소비 여력이 많지는 않지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채원 뷰티스트림즈 한국시장 마케팅&세일즈 매니저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제품군이 현재 대세”라며 “이제 곧 다음 세대인 Z세대를 위한 제품군이 떠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성비 중심의 컬러 코스메틱이나 개인의 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화장품 같은 제품군이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를 보다 세분화한 것으로,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이들을 말한다. 10대부터 20대 초반 소비층이다.


민텔은 이들을 위한 특별 섹션을 만들어 시장 인사이트와 소비 트렌드, 제품 제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독립 성향이 강한 이들에 맞는 니치 브랜드, 인디 브랜드, 쿨 브랜드를 탐색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멘디라타 산치트 해피마케터 파트너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모바일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이들에게 개인 뷰티 컨설턴트가 됐다”며 “제품 구매 전 특별한 립 컬러나 네일 컬러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상현실(AR)이나 증강현실(VR) 기술로 구동되는 뷰티 앱을 활용하는 등 모바일 기술의 강점은 밀레니얼 세대의 니즈와도 잘 맞는다”고 전했다.



DIY 큰 흐름, 인디 브랜드 다양화


DIY(Do It Yourself) 제품이 부상하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와 연관성이 큰 편이다. 이들은 파레트처럼 자신에게 맞는 컬러를 섞어 사용하는 커스터마이징 성향이 강하다. 일부 스킨케어 제품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DIY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고연령층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퍼지고 있다. 프리미엄급 맞춤형 화장품이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내 시장에서 맞춤형 화장품 규정이 유연해지면서 가능해진 흐름이다.


플로란스 버나딘 인포메이션&인스퍼레이션 대표는 “DIY 흐름은 먹는 것에서 아름다움이 나온다는 ‘키친 뷰티’라는 말로 대표되듯 과거부터 있었다”며 “한국은 맞춤화장품 규정이 유연해졌고 미국은 주방의 쉐프 개념을 포함해 건강과 환경 요인을 고려한 ‘스킨 쉐핑’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버나딘 대표는 DIY 제품이 부상한 4가지 요소로 △ 더 좋은 재료를 쓰거나 안전한 제품을 위해 화학성분을 배제하는 건강과 환경 요인 △ 자신만의 피부 상태나 톤,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점 △ 제품 최적화 △ 효율적인 가격 등을 꼽았다.


DIY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만드는 DIY 제품과 이미 나와 있는 제품을 나에게 맞게 최적화시키는 커스터마이징 등이다.


미국의 롤리박스는 집에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묶어 배달해주는 DIY 서비스다. 키엘이나 이니스프리는 맞춤 에센스를 내놨다. 아무래도 이같은 성향은 젊은 층일수록 강하다는 것이 버나딘 대표의 설명이다.


보수적인 소비층은 변화를 원치 않기 때문에 기업이 제공하는 화장품을 그대로 소비하지만, 젊은 소비층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자신만의 제품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다. SNS상에서 어떻게 보이느냐를 중시하는 것도 한 이유다.


버나딘 대표는 “서양은 개인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화장품도 그 사람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동양은 지켜야할 여성상이 있어 상대적으로 갇혀 있지만, DIY 화장품을 통해 자유롭게 변화를 주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DIY 화장품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DIY 흐름은 대기업, 공장형 제품에서 작은 점포, 인디 브랜드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리란 전망이다.


미래의 화장품도 더 이상 한 가지 미인상으로 대량으로 좁게 가기보다, 적은 양이지만 고객의 필요에 맞춰 보다 폭넓은 제품군으로 다양해지리란 기대다.



액티브 뷰티, 새로운 기회요소


민텔은 올해 혁신 트렌드로 건강과 운동을 돕는 ‘액티브 뷰티(Active Beauty)’를 비롯한 심플라이프를 지향하는 ‘백투베이직(Back to Basics)’, 자신만의 시간을 중시하는 ‘디스트레스(D-stress)’, 시간대별 세분화된 ‘뷰티 라운드 더 클락(Beauty Round The Clock)’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액티브 뷰티는 피트니스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건강과 운동을 돕는 뷰티 상품을 말하며 백투베이직은 단순성을 지향하는 소비자 그룹이 증가하면서 뷰티시장도 기본에 충실한 컨셉이나 친숙한 소재 등 클래식 제품이 재조명받는 흐름이다.


땀이나 물에도 흘러내리지 않는 미네랄 메이크업,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스포츠용 아이라이너, 운동시 부담없는 모이스춰라이저, 밀크 메이크업, 선스크린 세럼, 씨씨크림 등이 액티브 뷰티의 대표 제품군이다. 뛰거나 수영시에도 고정된 효과를 제공하는 익스트림 뷰티 제품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디스트레스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시간과 재충전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 부상하리라는 트렌드다. 뷰티 라운드 더 클락은 자신의 건강과 뷰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관리하기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 24시간 세분화된 뷰티 루틴에 맞는 제품이 두각을 나타내리라는 전망이다.


제인 헨더슨 민텔 뷰티&퍼스널케어 사업부 대표는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스포츠 인구가 많아졌다”며 “이런 소비층을 겨냥한 뷰티 제품은 아직까지 많지 않아 기업에게 기회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뷰티스트림즈는 내년도 컬러 트렌드중 기존 방식을 비트는 레니게이드를 제안하면서 에슬레틱(운동)과 레저를 더한 에슬레저룩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에슬럭셔리에 맞는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크, 스포티 스타일, 울트라 글로시, 어반, 스트리트 웨어 등을 이에 어울리는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아시아 프리미엄 시장 성장 지속


유로모니터는 아시아지역의 프리미엄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시아는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판매액도 230억 달러로 전년대비 6% 성장했다.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 판매액은 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중국과 일본, 한국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까지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예측을 보면, 중국은 37%, 일본은 33%, 한국은 13%의 아시아 지역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3대 시장으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의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각각 11%, 10%, 9% 등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신흥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써니 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지역 여성은 피부 관리에 투자한만큼 피부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소비자가 많다”며 “사용 제품수도 평균 10개 품목까지 늘어나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소비자의 뷰티 루틴이 어떤지 궁금해하는 소비층이 많다는 것이 엄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엄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에서 한국의 7스킨법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스킨케어를 7번 해야 좋아진다는 것은 동남아 소비자들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트렌드였다. 이런 트렌드가 화제가 되면서 지역 매거진이 한국 소비자를 초대해 이들의 스킨케어 스킬을 지상 중계하는 등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료시장, 텍스쳐 개선에 초점


원료 시장 리서치에 특화된 클라인그룹은 퍼스널케어 원료시장 흐름을 짚었다. 무엇보다 원료는 이노베이션을 주도하는 시장이란 점을 내세웠다. 사용감을 따지는 소비층이 늘면서 주요 원료업체는 텍스쳐 개선에 포커스를 맞추고 혁신제품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 클라인그룹의 분석이다.


니콜라 매틱 클라인그룹 화학부문 디렉터는 “원료 분야는 기본적으로 솔루션을 제시하는 시장”이라며 “제품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분야처럼 특정 트렌드를 이끌기보다 기존 텍스처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니콜라 매틱 디렉터에 따르면 제품의 성분을 바꾸거나 복합원료를 넣는 과정에서 텍스처는 지속적으로 변하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최근 원료시장의 흐름이다. 그만큼 원료분야는 혁명적이라기보다 꾸준한 이노베이션이 축적된 시장이란 설명이다.


매틱 디렉터는 “세계 퍼스널케어 시장에서 글로벌 톱10 기업이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이 전체 시장을 이끄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원료를 제시하기 때문이고 여기에는 30%에 가까운 R&D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전했다.



K-뷰티, 전 세계 시장 혁신 주도 평가


이들은 K-뷰티라는 국가 브랜드로 묶인 한국의 혁신상품에 대해 공통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아시아 시장은 물론 유럽 선진국에서도 한국산 혁신 화장품을 호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인 헨더슨 민텔 뷰티&퍼스널케어 사업부 대표는 K-뷰티 혁신 제품 수준에 대해 “월드 클래스”라고 한마디로 평가했다.


헨더슨 대표는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기업과 일을 해왔지만 변화하는 속도나 이노베이션 품질은 한국이 뛰어난 편”이라며 “10여년 전 국제 박람회를 돌이켜보면 다수의 한국인들이 열심히 부스를 다니면서 혁신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했던 것 같은데, 10년 후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런 열성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써니 엄 유로모니터 애널리스트는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특히 아시아권에서 높다고 전했다. 이같은 관심도는 싱가포르나 홍콩, 한국이 똑같이 시장이 포화된 환경인데 유독 한국만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품은 물론 패키지, 혁신 제품을 만들어내는 한국의 OEM·ODM 기업에 대한 관심 등 폭넓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제품이 쿠션이다.


유럽의 경우 쿠션은 아직 보편적인 지위까지 나아가지 못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쿠션은 K-뷰티 영역을 넘어서 보편적인 프로덕트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엄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천연 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특히 한국이 가장 유니크한 부분이 한방”이라며 “적어도 중화권 소비자들은 한방 재료에 익숙해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채원 뷰티스트림즈 매니저는 “글로벌 화장품에 비해 제품력은 대단히 우수하다고 본다”며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엄지를 들어올릴 때면 같은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매니저는 “다만 브랜드 스토리를 확실히 형성하기 전에 제품부터 내세우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며 “향 부분도 취약한데, 하나의 원료와 배합한 향도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니콜라 매틱 클라인그룹 디렉터는 한국 원료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원료도 선진국만큼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활성 원료(Active ingredients)가 눈에 띈다”며 “그만큼 잠재력이 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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