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국내특허 대부분 해외출원 '포기'

국내기업 해외특허 현황 조사... 해외출원 미미 침해 발생시 대응 어려워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19-04-30 13: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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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박일우 기자] 화장품 등 직접소비재 분야 국내 특허 중 1.6%만이 외국에서 특허 출원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거의 외국에서 특허를 취득하지 못하고 있어 해외에서 우리 기업의 특허 침해가 발생해도 제대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허청(청장 박원주)은 우리 기업과 대학 등 주요 출원인의 최근 5년간(2011~2015) 국내 특허 신규출원 779,005건에 대한 해외 특허 확보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특허는 PCT 국제 출원을 활용할 경우 30개월 뒤까지 해외 출원이 가능하므로, 2016년말 출원은 아직 해외 출원이 완료되지 않아 2015년 국내 출원까지만 분석했다.


먼저 우리나라 출원인들이 2015년 국내에 신규출원한 발명 가운데 11.7%만 외국에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는 해외 현지에 출원하지 않으면 그 나라에서 전혀 보호받을 수 없다. 결국 국내 출원의 88.3%는 해외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출원주체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해외출원율은 36.8%인 반면, 연구기관은 12.3%, 대학은 4.5%, 중소기업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국내에 35,893건을 신규출원하고 이 가운데 13,216건을 해외에 출원한 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많은 44,258건을 국내에 신규 출원했지만 이 가운데 해외에 출원한 것은 대기업보다 훨씬 적은 1,900건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대기업은 2011년 10,023건에서 2015년 13,216건으로 해외 출원이 늘어난데 비해 연구기관은 2012년 1,480건에서 2015년 929건으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품별로는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 전기·전자제품 분야의 해외출원율은 18.6%로 나타났고, 수출 2위 수송장비 9.6%, 3위 기계류·정밀기기 11.9%, 4위 화공품 10.0%, 5위 철강제품 4.6%, 6위 원료·연료 6.0%로 집계돼 제품별 편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기능성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특허 출원이 활발한 식료·직접소비재 분야는 국내출원의 1.6%만이 외국에 출원되고 있어 해외 현지에서 우리 기업 특허제품의 침해제품이 출시돼도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중국 등 편중 신시장 진출 준비 ‘소홀’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기존시장 중심으로만 출원하고, 신남방 국가 등 새로운 수출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특허 준비에는 소홀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우리나라 출원인은 미국, 중국 중심으로 평균 1.9개국에만 해외출원을 했으며, 특히 대학과 연구기관은 각각 1.4개국, 1.2개국에만 출원해 미국 이외 국가에는 거의 출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출원의 미국 편중현상은 주요 수출경쟁국 중 우리나라가 52.9%로 가장 심하고, 중국 51.7%, 일본 43.3%, 독일 30.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인도, 베트남 등 7개 주요 신흥국에 대한 해외출원 비중은 우리나라가 5.6%로 가장 낮고, 미국은 16.6%로 주요 수출경쟁국 중 가장 높았다.


또 불확실한 신시장에서의 특허출원에 유리한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특허협력조약) 국제 출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T 국제 출원은 일단 저렴하게 출원하고 30개월 안에 외국 현지출원 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장점이 있어 보통 여러 국가에 출원을 준비하는 경우 많이 활용된다.


해외 출원 시 PCT 국제 출원을 활용하는 비율을 보면 대기업 25.3%, 중소기업 63.9%, 대학 53.8%로 조사됐다. 하지만, PCT 국제 출원을 한 특허 중에서 중소기업 55.3%, 대학 61.3%의 특허는 개별국 현지 출원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T 출원 이후 개별국에 출원해야만 최종적으로 권리가 확보된다.


이는 대기업이 출원 초기부터 해외 출원 대상국가를 미국, 중국 등 대형 수출시장 중심으로 한정하는데 반해, 중소기업과 대학은 비용 부족 등 이유로 해외 출원 대상국가를 30개월동안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흥시장선 미국일본에 아세안선 중국에 뒤져

우리나라는 주요 수출시장, 특히 신남방 등 신흥시장에서 미국, 일본과의 특허 경쟁에 대한 준비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세안 주요 국가에서는 최근 중국에 특허 출원을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미국시장에서만 수출 1억달러당 51.7건의 특허를 출원해 63.7건을 출원한 일본과 비교가 가능했을 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는 수출 1억달러당 24.3건을 출원하는 일본의 30%에 불과한 7.3건만 출원했다.


특히 인도, 아세안 등 신남방 시장에서 이런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인도 시장에서 수출 1억달러당 특허 출원은 미국, 일본이 각각 40.1건, 50.7건인 반면 한국은 일본의 20% 수준인 11.1건 출원에 그쳤고, 아세안 시장에서는 미국, 일본이 각각 11.9건, 10.5건인데 비해 한국은 일본의 19%에 불과한 2.0건에 그쳤다.


또 제3의 수출시장인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만 중국보다 앞설 뿐,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요 아세안 국가에서는 중국보다 특허 출원이 적어 향후 본격화될 신남방 시장에서의 기술경쟁 전망을 어둡게 했다.


특허청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올해 6월까지 「해외특허 경쟁력 강화 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장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그간 해외특허 확보가 미진한 원인을 기업들과 함께 고민하고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출원인 유형이나 국가별 시장의 특성에 맞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가제품을 수출하며 성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우리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서 세계 수준의 특허기술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특허 없이 제품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허로 보호받으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기업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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