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환경 시대, 화장품 '그린 패키지' 장착 '필수'

'재활용 어려움' 극복 위한 신소재 도입 활발···친환경 전문 패키지기업도 등장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1-10-08 04: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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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화장품 패키지 개발 현황


[CMN 신대욱 기자] 현재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용기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내년부터는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등급 표시가 의무화된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등급 표기는 당초 2025년까지 유예됐으나 환경 단체 등의 반발로 유예가 철회됐다.


그만큼 화장품 업계는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와 친환경 의식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들까지 만족시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환경 규제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이나 재사용을 유도하는 한편, 100% 생분해되는 재질 변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화장품은 지난해 12만개 이상이 생산됐다. 이중 10만개 이상이 재활용이 어렵고, 재활용이 된다 해도 남아있는 내용물 때문에 솎아내기 쉽지 않다.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출고·수입된 화장품 7983개중(4월 15일 기준) 64% 이상의 제품이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았다. 또 지난 2월 ‘화장품 어택’ 캠페인을 이끌었던 ‘화장품어택시민행동’이 전국에서 수거한 화장품 용기 6617개중 81.3%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 4곳의 제품중 재활용이 가능한 비율도 13.7%에 불과했다.


화장품 업계의 고민은 이처럼 ‘재활용 어려움’에 집중된다.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고 내용물 변질을 막기 위해 복잡한 구조의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심미적 요인으로 뚜껑과 용기의 재질이 다르고, 펌프처럼 기능적 요인에 따라 스프링이 첨가되는 등 분리배출이 쉽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패키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바꾸거나 리필을 유도하며 용기를 재사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폐자원을 활용하는 PCR(재생)과 종이소재가 부각되고 있고, 천연자원과 그 폐기물까지 재자원화가 가능한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0%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폴리머 소재도 적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이나 패키지 전문기업들이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용기를 적극 개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들과 협업을 맺거나 자체 개발을 통해 친환경 신소재가 적용된 패키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ODM 기업, 협업 통해 친환경 용기 개발

종이 등 플라스틱 대체 소재 적극 도입

한국콜마는 플라스틱 튜브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 튜브를 개발했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을 제외하고 본체를 모두 종이로 대체한 친환경 용기다. 회사 측은 종이로 대체하면서 기존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쓴 종이튜브는 절취선에 따라 찢어 용기 안에 남은 화장품 잔량을 사용하기에 용이하고, 종이로 분리 배출하기도 수월하다.


한국콜마의 종이 튜브 패키지는 최근 미국 IDEA 2021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독일 IF와 레드닷 어워드 본상 수상까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코스맥스는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한 친환경 용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SK케미칼이 개발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인 ‘에코트리아’를 활용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 관련 SK케미칼과 우성플라테크, 레시피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소재를 공급하고 이를 활용해 우성플라테크는 고투명 화장품 용기를 생산한다. 레시피는 코스맥스와 함께 에코트리아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를 사용해 화장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에코트리아는 재활용 페트 원료(PCR)를 혼합 생산한 고투명 코폴리에스터다. 이 소재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컨트롤 유니온을 통해 글로벌 리사이클 스탠다드(GRS)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코스맥스는 앞서 친환경 용기 제작업체 이너보틀과 손잡고 재활용이 쉬운 화장품 패키지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친환경 패키지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친환경 용기 개발에 나섰다. 회사측은 최근 친환경 포장재 기업인 에코패키지솔루션과 협약을 맺고 완전 분해가 가능한 고내열성 생분해 소재 화장품 용기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PLA(옥수수, 사탕수수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를 활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용기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에코패키지솔루션은 생수 전문기업인 산수음료의 자회사로, 친환경 포장재 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용기와 라벨, 뚜껑까지 100% 생분해되는 PLA 소재의 생수병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양사는 기술 교류를 통해 심미성, 내용물과의 적합성, 안정도, 고내열성 등을 갖춘 고기능성 친환경 용기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앞서 지난 8월 세계적인 석유화학사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인 사빅의 한국법인인 사빅코리아와 친환경 플라스틱을 활용한 화장품 포장재 개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통해 코스메카코리아의 화장품 포장재 개발 노하우와 사빅의 PCR 특화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소재의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용기 전문기업, 신소재 개발 중점

재활용, 재사용, 생분해 등에 초점

화장품 용기 제조 전문기업들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패키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우는 펌프에 들어가는 금속 스프링을 제거하고 본체와 동일한 재질인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펌프를 개발했다.


통째로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한 ‘원 매터리얼(One Material)’ 기술이다. 펌프에 들어가는 부품 수도 최대 14개에서 9개로 줄였다. 이 기술로 지난 5월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버튼 없이 탄력으로 토출되는 친환경 소재 리필 제품(Tension Body)과 종이가 적용된 외용기 제품(Paper Point Neck) 등도 개발했고 이번 패키징 대전에서 호평을 받았다.


연우는 이에 앞서 지난해 자체 개발한 친환경 소재(POK-POM free)가 적용된 펌프 용기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기존 POM 소재에서 친환경 POK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POK 소재는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무검출과 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다.


씨티케이코스메틱스도 그동안 분리 배출이 어려웠던 금속 스프링을 제거한 친환경 용기인 ‘스프링리스 펌프’를 개발했다. 스프링리스 펌프는 분리 배출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재활용 정도가 우수하며, 기존 펌프보다 약 20% 이상의 단가 경쟁력도 보유한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본드를 사용하지 않아 한 번의 터치로 리필 및 100%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 팩트’와 내용물을 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한 ‘바틈스 업 스틱’ 등 친환경 패키지를 개발했다.


펌텍코리아도 금속 스프링이 없는 친환경 펌프인 메탈리스 펌프를 2018년 개발, 특허 출원한 바 있다. 메탈리스 펌프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는 POM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금속 스프링을 배제해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펌프다. 이와 함께 친환경 종이 재질의 ‘에코 튜브’도 개발한 바 있다.


펌텍코리아는 이같은 친환경 패키지 개발을 비롯한 ESG 경영을 펼쳐왔고, 지속가능 경영을 평가하는 글로벌 조사기관인 에코바디스로부터 상위 5% 내 기업에게 부여하는 ‘골드 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나는 지난 2019년 기존 펌프에 적용됐던 메탈이나 고무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하는 대신 폴리프로필렌 단일 재질로 만든 친환경 펌프인 에코 그린 펌프를 개발한 바 있다. 단일 재질로만 이뤄져 재활용 정도가 우수하며 토출량도 적은 용량부터 대용량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민은 사용 후 수거된 플라스틱 용기를 재생한 PCR 소재를 지난해 상반기부터 적용해 다양한 용기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패키지 소재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주력 패키지 제품인 투톤블로우의 경우도 친환경 용기로 주목받고 있다. 별도의 인쇄를 하지 않고도 브랜드나 제품명을 문자화된 패턴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원의 재활용이 쉽다는 설명이다.


이루팩은 이중사출과 상케이스, 고정링, 하케이스를 일체화해 재활용이 용이한 팩트 용기를 개발한 바 있다. 이루팩은 이 기술로 13회 미래패키징신기술 정부 포상 시상식에서 산업통상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용기는 글라스가 손쉽게 분리되며 단일 소재로 생산해 분리 배출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이와 함께 최근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노메탈 스프링 펌프와 친환경 소재인 PLM, PCR 등을 적용한 용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태신인팩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지류 완충재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플라스틱 선대를 종이로 대체, 화장품 세트의 품격을 높인 것은 물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올리브는 특화 영역인 헤비블로우 용기에 PCR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REACH 인증을 획득한 PCR 소재를 엄선해 헤비블로우 용기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소재 전문기업인 SK케미칼은 지속가능 패키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케미칼 리사이클) 기술을 적용한 ‘에코트리아 CR’ 소재가 대표적이다.


이 소재에 적용된 케미칼 리사이클 기술은 플라스틱을 분해시켜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고분자인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 저하없이 반복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SK케미칼은 앞서 재활용 페트 원료(PCR)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R’, 바이오 매스 소재가 사용된 ‘에코젠 클라로’ 등의 친환경 패키징 소재를 개발한 바 있다.


친환경 전문 패키지 업체 ‘주목’

화장품업계 혁신 트렌드 주도

최근 거세지고 있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친환경 전문 패키지 업체와 친환경 패키지 소재 개발 기업도 다양하게 등장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노보틀과 리베이션, 그린웨일글로벌 등이다.


이노보틀은 화장품 펌프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풍선을 넣어 그 안에 화장품을 담는 친환경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펌프 용기와 달리 탄성이 높은 실리콘 풍선이 내용물을 모두 사용하게 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 화장품 회사와 25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엔 LG화학으로 부터 20억원 규모의 투자도 받았다.


지난 4월 설립된 친환경 패키지 전문 스타트업 리베이션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 개발부터 브랜딩, 디자인, 생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이란 점을 내세웠다. 별도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패키지 소재 개발 연구소를 갖췄고 생산 공장까지 확보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엇보다 친환경 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패키지로 만드는 기술력을 차별화했다.


플라스틱 패키지를 종이로 대체하는 소재인 페이퍼몰드를 개발했고,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커피칩, 폐자재를 활용한 에코칩 등을 개발했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로 페이퍼몰드 인쇄와 커피칩 사출, 에코칩 사출 및 가공 R&D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0% 생분해 바이오 폴리머 소재인 술라팩과 친환경 파우치 원단인 에코45를 활용하고 있다.


그린웨일글로벌은 카사바, 옥수수 등 친환경 원료로 100% 생분해가 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을 개발했다. 그린웨일글로벌이 개발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는 환경 호르몬,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100% 생분해되는 재질을 혼합해 퇴비화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회사측은 지난해 이시스코스메틱과 업무제휴를 맺고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을 위한 소재 공급에 나섰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40호(2021년 10월 13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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