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시대’ 주도할 미래 화장품은?
맞춤형 화장품, 어반 폴루션, TPO 제품 등 새 영역 부상
차세대 화장품 개발 키워드 ‘CURATION’
[CMN 신대욱 기자]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수만 2,000곳이 넘고, 제조판매업체수(9,026개/2017년 5월 기준)를 더하면 1만개를 훌쩍 넘어선다. 그만큼 여기서 생산된 상품은 넘쳐나며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지도 넓어졌다.
개별 상품의 정보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익한 정보를 추려내기가 쉽지 않다. 저마다 구매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정보나 상품을 압축해내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에 이르렀다.
업체 입장에서도 경쟁사에 앞서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할 필요가 높아졌다. 더구나 해외시장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국 소비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정보를 압축해 상품을 제안하거나 개별적인 구매 패턴을 고려한 특화 상품 개발이 중요해졌다.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는 그래서 각광받는 영역이 됐다. 큐레이션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파생한 단어다. 큐레이터처럼 개별적으로 원하는 정보나 상품을 압축해 제안해주는 서비스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초기 큐레이션 서비스는 소비자 편의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거나 필요한 제품을 사용할 만큼만 묶어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중심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4차 산업 혁명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IT기술이 접목되며 보다 진화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구매 패턴과 피부 상태를 분석해 개별적으로 적합한 맞춤 화장품을 추천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피부 측정기를 통한 피부 진단 후 알맞은 제품을 제안하는 스마트 매장부터 가상, 증강기술을 활용한 앱을 통해 시연한 후 제품을 구매토록 유도하는 뷰티미러 도입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도 개별화, 세분화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보다 개별적인 맞춤형 화장품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마침 지난달 20일 맞춤형화장품판매업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유전자 분석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화장품’도 개발되고 있어 새로운 영역 개척을 예고하고 있다.
창간 19주년을 맞은 CMN이 창간 기획 ‘차세대 화장품 개발 키워드’로 ‘큐레이션(CURATION)’을 꼽은 것은 새로운 영역 개척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서다. ‘큐레이션’ 키워드를 통해 커스터마이징부터 어반폴루션, 아토피, 여드름, 유기농 등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화장품 개발 현황을 짚고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CURATION’은 △C = Customizing △UR = URban pollution protect △A = Atopy △ TI = Time Insight △ON = Organic & Natural 등을 조합한 단어다.
C Customizing
‘주문 제작하다’라는 뜻의 customize에서 나온 말로 맞춤 제작 서비스를 이른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제품을 재구성하는 하는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부터 기존 제품에 다른 제품이나 향 등을 섞어 쓰는 형태까지를 아우른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맞춤형 화장품’ 영역이다. 개별적인 피부 상태나 사용 패턴에 맞는 제품 개발과 제안이 가능하다.
UR URban pollution protect
도심 미세먼지 등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도시 유해 환경에 대응하는 제품을 말한다. 어반폴루션은 올초 국내 화장품 상품기획팀장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가장 주목하는 기술(54.1%)로 꼽힌 바 있다. 피부에 붙은 중금속 등 노폐물을 흡착하는 것부터 미세 먼지 방어, 피부 장벽 강화 등을 주 기능으로 하고 있다. 환경 이슈는 지속되고 있어 갈수록 영역이 넓어질 전망이다.
A Atopy
지난해 5월부터 기능성 화장품 영역에 아토피와 여드름이 추가되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첨단 기술력이 뒷받침된 특화 분야로 떠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분야와 맞물려 시장도 커지리란 분석이다. 업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겨냥한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I Time Insight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에 따라 제품 사용 패턴이 달라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제품 개발도 늘어나고 있다. 시간 세분화다. 아침과 점심, 저녁, 취침 전이 다르고 주중과 주말, 출근과 여행 등 어떤 ‘때’에 맞춰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이 달라지면서다. 슬리핑 제품이나 나이트 크림 등 시간 활용에 따른 다양한 제품 접근으로 소비자와의 틈을 좁힐 수 있다.
ON Organic & Natural
유기농과 천연 화장품도 지속적으로 이어온 흐름이다. 유해 성분을 따지는 안전 이슈가 갈수록 커지면서 폭넓은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천연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 인증제 도입이 담긴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며 영역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