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 화장품시장 분석

[CMN 박일우 기자] 중국 청두가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1200만명이 넘는 인구와 중국 평균보다 높은 소득 수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도시 성향이 조화를 이루며 화장품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청두시 화장품 트렌드 보고서’를 중심으로 청두 화장품시장 및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다.

인구 1128만 고소득자 많은 미의 고장

청두(成都)시는 최근 대규모 지진 피해가 발생한 쓰촨성 내에 자리잡은 명실공히 쓰촨성 행정, 경제, 교통, 문화의 중심이다. 2015년말 기준 청두시 인구는 약 1,228만명으로 베이징, 상해, 충칭에 이어 중국 내 4번째로 큰 도시다.

청두시는 중국 내에서도 미인(美人)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를 방증하듯 길거리에서 세련된 의상을 입은 여성들과 현대적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린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여성들이 많은 건 청두시가 잘 살아서다. 2016년 기준 인구당 가처분 소득이 4만3400위안(CNY)으로 중국 평균(3만3500위안)보다 높다. 인구당 소비성 지출액도 2만6500위안으로 중국 평균 1만9900위안을 뛰어넘는다. 이 같은 고소득을 반영하듯 청두시민들은 전체적으로 중고가 제품에 대한 지출이 많다. 또 트렌디한 제품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민감하며, 화장품 중에서 특히 스킨케어, 색조, 향수 품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청두시 소비지출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1~2016년 소비성 지출은 74.7% 증가했다. 이렇게 기초생활비 외에 지출 가능금액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 및 친구 등과 캐주얼한 생활 행태를 보이는 시민이 많아지며 소비행태는 과소비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가처분소득 증가, 상품·매장 프리미엄화

화장품시장의 경우 유행 추구와 지출 증가가 정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소비자 성향에 맞춰 제품 및 판매처가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 되고 있다.

화장품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스킨케어 시장은 향상된 가처분 소득을 바탕으로 스타일리시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기 위해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가 확대되는 추세다. 색조화장품의 경우 유행의 도시답게 젊은 소비자부터 중년여성까지 트렌디한 메이크업을 선호한다.

향수는 프리미엄 향수 제조사들의 지속적 소비자 교육의 효과와 오피니언 리어들의 소셜 미디어가 큰 영향을 미쳐 대중화 단계에 이르렀다. 헤어 및 목욕제품은 남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는 상황이다.

백화점서 쇼핑몰로, 단일 브랜드숍 성황

최근 유통환경이 전통적 백화점 채널 중심에서 최신 쇼핑몰로 전환되고 있어 화장품 트렌드 또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유통채널 성장의 키는 소비자의 수요에 달렸다. 백화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수년간 오래되고 낡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고집함으로써 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BHG몰, 몰 비즈니스, 완다 백화점 등 다수 백화점들이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변화를 택하고 있다.

반면 최신 쇼핑몰은 패셔너블한 이미지와 스타일리시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며 다양한 브랜드로 하여금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IFS나 타이쿠리(Tai Koo Li) 쇼핑몰 입점 매장들의 경우 획일화된 디자인이 아닌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냄으로써 브랜드 전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단독 브랜드 매장에서 단일품목이 아닌 전체 제품라인(full product line)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전통 백화점에서 쇼핑몰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단일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 오픈이 붐(Boom)을 이루고 있다. 브랜드 오너(owner)들이 해당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면 브랜드 장악력을 높이고 추가 매장 확장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쇼핑몰 내에도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 설화수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고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를 건설하고 명성을 향상시키거나 매장에서 구매경험을 더 풍요롭게 해 부수적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화장품 소매점 로컬vs수입 경쟁 가속화

최근 중국 내 100대 뷰티 유통체인 기업 순위에서 쓰촨 진지아총 매니지먼트사, 외데 쓰촨 메일레 그룹 인더스트리, 란티안 쉬샹 무역 체인사 등 쓰촨성에 기반을 둔 기업이 3개 포함됐다.

쓰촨성에는 10대 유통체인 기업의 617개 직영 아웃렛 매장과 121개 프랜차이즈 아웃렛이 운영되고 있으며, 쓰촨성은 화장품 전문매장 관련 두 번째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청두시는 자국 및 수입 화장품 매장들의 급격한 확장이 이뤄지는 한편 외국계 유통 체인매장인 풋홀드(foothold), 세포라(sephora), 기알렌(Gialen), 피오나코스(Fionacos) 등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다수 화장품 전문점은 매스 제품이나 가성비가 좋은 제품, 좋은 품질과 인지도 있는 제품 위주로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주요 스킨케어 브랜드로는 Chcedo, Pechoin, KanS, Inoherb, Marubi 등이 있으며, 주요 색조 브랜드로는 Max Factor, Marie Dalgar, Lansur 등이 있다.

화장품 매장, 시내서 외곽으로 중심이동

화장품 매장의 위치는 시내 중심에서 외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매장 확장의 가속으로 청두시 도심이 화장품 매장으로 지나치게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 등 단일 브랜드 매장 확장과 인터넷 소매 압박으로 일어난 변화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비즈니스 지역 주변부, 주거지역, 학교·대학교 주변 등에 매장을 열고 있다.

단세마오(Dansemao)는 이런 유통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16년에 청두시 외곽에만 43개 아웃렛 매장을 열었다.,

이 같은 로컬 지역 매장들은 위치나 매장 특성별로 각각 다른 제품 구성을 가진다. 학교 주위에 위치한 매장은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자국 매스(mass) 제품뿐 아니라 3CE, Idol, Sunday Plan 등 저렴한 수입 브랜드를 판매한다.

주거지역 중심 체인의 경우 헤어케어, 목욕 제품류 등을 중심으로 품목이 구성된다.

구강질환에 효과적인 제품 수요 증가

쓰촨성 음식이 매우 매운 특성을 띄고 있어 치주질환에 취약해 구강 질환에 효과적인 제품 수요가 크다. 청두시에서 홍보되는 제품은 대부분 염증완화나 탈감작(desensitization) 기능과 함께 중국 전통 의학에서 활용하는 원료인 인동덩굴(honeysuckle), licorice(감초), 국화(chrysanthemum), 박하(mint)가 함유돼 있다. 특히 부은 잇몸을 진정시키는 특정 기능 표기는 단상자부터 강조돼 해당 질병으로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청두시는 구강 건강 병원이 유명하고 지역 소비자들도 구강 건강에 대해 인식이 높아 전문가적 이미지를 가지는 구강 관리 제품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젊은층 중심 향수 사용 유행처럼 번져

청두시는 소득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인터넷 사용 가구 비율과 핸드폰 사용 비율도 중국 평균을 상회한다. 왕홍 등 소셜미디어 리더들의 영향력이 타지역 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영향으로 향수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80~90년대 태생 소비자들이 향수 구매율이 높다.

젊은 소비자들이 유행과 럭셔리 생활방식을 추구하면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들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 전문점, 숍인숍 매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됐고, 높아진 구매력과 ‘과시형’ 트렌드는 디올, 구찌, 에르메스 등 럭셔리 브랜드의 수요를 높이고 있다. 또 조말론이 청두 왕푸징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핸드케어 서비스처럼 편안한 서비스와 체험의 즐거움은 프리미엄 향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프리미엄 향수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젊은 소비층의 유명인사나 SNS 스타 등의 트렌드를 따라하기가 자리잡고 있다. 현재 이들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청두 유명인사로는 Chris Lee, Yifeng Li가 있으며, 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Wu Xifan, Yi Xiao, Guo Mengyao 등 TV프로그램 진행자 등도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